1. 1차 세계 대전 드라마가 시작된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1929년에 발간된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Erich Maria Remarque)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1930년과 1979년에 이어 세 번째로 영화화된 작품이다.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파울 보이머라는 독일 병사의 눈으로 바라본 전쟁의 참상을 표현한 영화로 넷플릭스의 최신작이기도 하다. 독일 군인과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영웅주의에 빠져 전쟁이 조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 거짓 선동을 하며 독일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내몰고 있는 상황을 보다 보면 지금 시기와 잘 들어맞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독일 출생의 에드바르트 베르거가 감독을 맡았고, 펠릭스 카머러(파울 보이머), 알브레히트 슈흐(카친스키), 다니엘 브륄(마티아스 에르츠베르거)등이 출연한다. 평점은 로튼토마토 신선도 92%, 관객 점수 91%, 네이버 영화 네티즌 8.71점, 다음 영화 8.6점, IMDB 8.0점으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작품이다.
2. 줄거리 : 전쟁은 변하지 않는다.
널브러진 시체 위로 폭탄이 떨어진다. 산처럼 쌓인 독일군들의 시신은 옷이 벗겨져 매장되고 그들의 옷은 세탁과 수선을 거친 후 다시 재사용된다. 1917년 봄, 영웅 심리에 사로잡힌 17세의 풀 바우머와 두 친구는 낭만적 꿈에 부풀어 자발적으로 독일 군대에 지원하게 된다. 흥분과 애국심으로 당당하게 입성한 세 사람은 서부 전선에 입성하는 첫날부터 자신들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총알과 포탄이 날아드는 절체절명의 순간들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적의 공격으로 수많은 병사들이 죽게 된다. 사망한 병사들의 가슴에서 인식표를 수거하던 파울은 전쟁의 참상을 조금씩 알게 되고 살아남기 위해 찌르고 죽인다. 독일군 병사들은 항상 배가 고프다. 어느 날 파울과 카트는 농가의 담장을 넘어 거위 한 마리를 훔쳐 온다. 맛있게 요리를 해 나눠 먹는 전우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고 전쟁 속에서의 그들에게도 잠시 잠깐의 휴식이 찾아오기도 한다. 한편, 정부에서는 휴전 협상을 위해 콩피에뉴행 기차에 독일 대표단을 태워 보내지만, 부대를 지휘하고 있는 독일군 장군은 그런 자들이 매국노라고 욕을 한다.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전쟁을 하겠다는 장군은 병사들의 죽음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협상 중에도 전력을 다해 싸우라고 공격 명령을 내리는 장군. 전쟁은 끝날 수 있을까? 연대 전체가 최전방으로 이동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진격 명령이 떨어지고 무방비 상태의 병사들은 무조건 뛰어간다. 어딘지도 모른 채 무조건 달리며 쓰러지고 죽는다. 거대한 탱크 무리가 그들 앞에 멈춰 선다. 승산 없는 게임이지만 병사들은 필사적으로 탱크를 향해 총을 쏴댄다. 적지에 홀로 남은 파울은 살기 위해 적군을 칼로 찌른다. 오랫동안 숨이 붙어 있던 남자는 고통스러워한다. 그는 인쇄공이었고 가슴에는 가족사진을 가지고 있다. 그 또한 원하지 않는 전쟁에 참여하면서 가족을 그리워하던 한 가정의 아버지였던 것이다. 미안한 마음에 더러워진 남자의 얼굴을 닦아주며 남자의 가슴에 머리를 묻는 장면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전쟁은 정말이지 누구를 위해 하는 것일까? 드디어 휴전 협정을 제안하는 독일 대표단에게 서명하라는 서신이 온다. 휴전한다는 소문이 부대에 퍼지기 시작하고 오랜만에 병사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핀다. 독일의 불리한 조건으로 휴전 협정이 이루어졌으나, 공식적으로 6시간 후면 전쟁은 끝난다. 하지만, 병사들 앞에 다시 선 독일군 장군은 사회민주주의자들이 조국을 팔아먹었다며 전력을 다해 다시 싸우길 명령한다. 아직 휴전이 아니고 시간이 남았다는 이유다. 다시 전장에 선 병사들. 마지막 순간까지 날아오는 총탄에 몸을 맡긴다. 마지막 순간까지 살아 있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파울은 적에게 가슴을 관통당하고 만다. 붉은 피가 옷을 타고 흘러내린다. 멀리서 휴전이라는 소리가 들려온다. 햇살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계단을 오르는 파울. 11시 종이 울린다. 휴전이다. 한 신병이 죽은 자의 인식표를 수거한다. 파울이 그랬던 것처럼.
3. 영화의 마무리 및 해외반응
1914년 10월 전쟁이 발발 직후, 서부 전선의 전투 양상은 참호전(땅을 파서 그 안에 몸을 숨기고 적군을 공격하는 전투 방식)으로 굳어졌다고 한다. 1918년 11월 종전 무렵까지 전선의 이동은 거의 없었으며, 이곳에서만 300만 명이 넘는 병사가 사망했다고 한다. 이 치열했던 전투는 고작 몇 백 미터의 땅을 차지하려는 전투에 불과했으며, 1차 세계 대전에서 대략 1,7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이 작품에 대한 비평가들의 반응을 살펴보니 이 영화는 시기가 적절하고 시대를 초월한 전쟁의 무익함에 초점을 맞춘 힘 있는 영화로 평가를 하고 있다. 《미학적이고 눈부시며 진실이 가득한 영화다》《전쟁은 인류가 서로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사악한 것으로 적절한 시기에 우리에게 전쟁의 잔인함을 상기시켜 준다》《비겁한 사람들의 허영심으로 희생된 어린 생명에 관한 장엄한 영화다》《이 영화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어린 소년들의 영화이며, 이런 이야기는 시대를 초월한다》《부인할 수 없는 강력한 순간이 있는 영화로 전쟁의 잔인함과 비인간성을 강조한 영화다》《지금까지 만들어진 영화 중 가장 가슴 아프고 잔인하며 타협하지 않는 반전 영화 중 하나다》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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