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를 벌하고 싶을 때 신은 우리에게 응답한다.
스티븐 킹의 단편 모음집 《피가 흐르는 곳에》에 포함된 단편소설 《해리건 씨의 전화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존 리 행콕의 작품이다. 감독이면서 프로듀서이고, 장편 영화의 작가이기도 하다. 루키《The Rookie, 2002》나 블라인드 사이드《The Blind Side, 2009》와 같은 스포츠 영화로 진지하면서도 감성적인 면을 보여주는가 하면, 미스터 뱅크스 저축《Saving Mr. Banks, 2013》과 같은 작품에서는 비즈니스적인 면을 보이기도 하였다. 《해리건 씨의 전화기, 2022》는 10월 05일에 출시된 넷플릭스 신작으로, 억만장자 해리건 역에 《도널드 서덜랜드》, 책을 읽어주는 크레이그 역에 《제이든 마텔》, 크레이그 아빠 역에는 《조 티펫》이 맡았다. 가족이 없는 억만장자 해리건씨와 그에게 책을 읽어주는 소년 크레이그가 책과 아이폰을 매개체로 우정을 쌓아간다는 공포물이지만 초자연적, 미스터리에 가까운 영화다. 현재 다음 영화 6.6점, 로튼토마토 신선도 45%, 관객 점수 53%, IMDB 6.0으로 다소 아쉬운 성적이지만, 개인적으로 제이든 마텔의 아름다운 얼굴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 영화다.
2. 진실로 원하는게 아니라면, 죽은 자를 불러내지 말자.
크레이그는 어머니를 일찍 잃어버리고, 아버지와 살고 있다. 어느 날 은둔하며 살고 있는 억마장자 해리건 씨의 요청으로 일주일에 세 번 그의 집에 찾아가 책을 읽어주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은 가까워졌으며, 해리건 씨는 크레이그에게 인생의 조언과 삶의 교훈을 나눠주기도 하는 등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간다. 5년이 지난 후, 크레이그가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핸드폰은 엄청난 변화를 맞이한다. 새로운 기술의 핸드폰을 가지는 것은 그들 세상에서의 새로운 지위와 인기를 가질 수 있다. 특히 아이폰은 말이다. 핸드폰과 손가락만으로 연결되는 인터넷 세상. 그들은 더 이상 대화를 하지 않는다. 크레이그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버지에게 아이폰을 선물 받게 되고, 학교에서도 부러움을 산다. 해리건 씨는 매년 4번에 걸쳐 크레이그에게 복권을 선물로 보낸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보내온 복권이 3000달러에 당첨이 되자, 쓰고 남은 돈으로 해리건 씨에게 아이폰을 선물한다. 해리건 씨는 거부하지만 이내 아이폰의 세상에 빠져든다. 실시간으로 주가를 확인할 수 있고, 다음날 신문으로 보던 뉴스를 바로 볼 수 있다니 저항할 수 없는 신기술이다. 크레이크가 책을 읽어주는 순간에도 아이폰을 손에 들고 놀고 있다. 그런 자신을 보며 해리건 씨는 걱정하듯 말한다. 이 전화기는 신문을 죽이고, 신뢰할 수 없는 정보들을 만들어낼 것이며, 내가 돈을 지불하고 보는 뉴스도 공짜로 보고 있으니 뭔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어느 날 크레이그가 찾아왔을 때 해리건 씨는 늘 앉아있던 의자에 죽은 채로 발견된다. 소중한 친구를 잃어버린 절망감에 괴로워하는 크레이그. 장례식날 크레이그는 해리건 씨의 가슴 안에 아이폰을 넣어준다. 하지만 장례식 이후에도 해리건 씨로부터 의문의 메시지가 오기 시작한다. 크레이그는 핸드폰이 해리건 씨의 영혼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고, 자신을 괴롭히던 친구 때문에 힘든 마음을 핸드폰에 대고 하소연한다. 다음날 친구가 시신으로 발견이 되고 죄책감에 시달리던 크레이그는 정말 자기 때문에 일어난 일인지 시험해보고자 한다. 그런데 자신의 믿어주었던 선생님께서 억울한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게 되고, 돈이 많은 가해자는 교묘하게 빠져나가자 크레이그는 다시 가해자가 죽길 바란다고 말한다. 다음날 가해자는 죽음으로 발견된다. 진실로 가해자가 죽길 바랬던 마음이 아니었던 크레이그는 알게 된다. 내가 진실로 원하는게 아니라면 죽은 자를 불러내선 안된다는 것을. 크레이그는 할로 강에 핸드폰을 집어던진다.
3. 해리건씨의 전화기를 보고 난 후
해리건 씨의 전화기는 책과 독서를 통해 가까워지고, 아이폰을 통해 또 한 번 우정을 쌓아가는 노인과 소년의 이야기이지만, 그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다. 공포물도 아니고 미스터리도 아닌 난해한 영화라고도 하고, 흥미로운 주제로 전혀 연결되지 않는다는 비평가들의 합의도 있지만, 지금의 우리들처럼 크레이그와 해리건 씨 또한 핸드폰에 집착하기도 하고 증오하는 사람들에 대한 공격의 도구로도 사용한다.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이지만, 아이폰을 만나면서부터 해리건 씨 조차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두 사람을 이어주는 같은 매개체지만, 전혀 다른 방법으로 소통을 하게 된다. 해리건 씨는 자신의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잔인함을 보였겠지만, 크레이그는 그 세대에 만난 아이폰을 통해 잔인함을 확인하게 된다. 현대인들은 스마트폰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 많은 것을 얻지만, 또한 많은 것을 잃기도 한다. 크레이그가 할로 강에 스마트폰을 던져버리며 영화는 끝이 나지만, 언제고 다시 스마트폰으로 해리건 씨를 소환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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