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소개 / / 2022. 10. 19. 21:29

붉은 거북 (The Red Turtle, 2016), 가장 순수하고 귀족적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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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영화

1. 대화 없이 모든 것을 말한다.

붉은 거북(The Red Turtle)은 프랑스의 《와이 낫 프로덕션》과 일본의 《스튜디오 지부리》의 합작품으로 2016년 칸 영화제에 선공개되며, 주목할만한 시선의 특별상과 애니상 장편 독립영화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수도승과 물고기, 1994》, 《아버지와 딸, 2000》 과 같은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네덜란드 출신의 애니메이션 감독 미카엘 두독 드 비트(Michael Dudok de Wit)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상업영화를 좋아하지 않았던 감독의 성격이 잘 묻어나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특이한 점은 대사가 없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남자의 간헐적인 포효소리만 있을 뿐 아무런 대사도 자막도 없다. 하지만 영화를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으며, 오히려 더 많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한 남자가 폭풍을 만나 무인도에 낙오되고, 생존을 위해 싸우고, 끈질긴 탈출을 시도하지만, 붉은거북(붉은 머리 여자로 변함)을 만나면서 생각이 바뀌어, 두 사람이 섬에서 그들만의 삶을 살아간다는 이야기다. 대사 한마디 없이 한 남자와 붉은 거북을 통해 동화 같은 이야기로 인간의 삶을 조명한 영화다. 우리도 남자처럼 누군가에 의해 고립되기도 하고,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경쟁한다. 인생의 중간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또 열심히 키운다. 아이가 성장을 하면 아이만의 세상으로 떠나보내고, 남은 내 사람과도 언젠가는 이별을 한다. 단순하지만 순수하고, 여러 가지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다. 영화 평점을 보면 네이버 영화 8.8점, 다음 영화 8.5점, 로튼토마토 93%, 관객 점수 80%, IMDB 7.6점이다. 우리나라에서 개봉했을 당시 누적 관객수가 947명이 전부였다는 게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그냥 그렇고 그런 만화영화쯤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등에서도 상업적으로는 실패한 작품으로 보고 있지만,  실제로 감독은 상업적인 영화와는 거리가 있었던 만큼, 붉은거북(The Red Turtle) 역시 대중 애니메이션과는 거리가 있었던 것 같다. 예술적으로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붉은거북(The Red Turtle). 수채화 감성의 인생영화를 원한다면 꼭 봐야 될 것 같은 영화다.

2. 붉은 거북(The Red Turtle)은 예술적 보물

붉은거북(The Red Turtle)의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미리 선공개되었던 칸 영화제에서는 《대사 없이 이어지는 특유의 감성이 시적이고, 강렬한 이미지를 주는 걸작이다》라는 평가를 받았고,  《지브리 특유의 수채화적인 느낌과 대사 없이 이루어지는 시적인 영상미가 조화를 이루었다》 《인간의 생존과 포기, 상대방을 수용하는 문제를 대담하게 다뤘다》 등의 평론가 의견도 있었다. 《독보적이고 확실한 애니메이션 영화로, 감성적인 힘이 대단한 영화다》 《시각적인 경이로움을 만드는데 최고의 영화다》 《대화가 없는 이야기에서 감성적인 비트가 장엄하게 휩쓸고 나갔다》 《이 작은 예술적 보물은 알려지지 않은 안데르센의 고전일 수도 있지만, 이것은 감독의 마음에서 비롯된 가장 순수한 귀족적인 프로젝트다》 《인간과 자연이 만나는 신비로운 경험이었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3. 붉은머리 여인, 남자의 삶을 바꾸다.

한 남자가 폭풍을 만나 작은 섬에 고립된다. 남자는 수차례 뗏목을 만들어 탈출을 시도하지만, 매번 붉은 거북이 나타나 뗏목을 부숴버려 번번이 탈출에 실패한다. 남자는 화가 나 돌을 집어던지며 소리를 질러댄다. 그러던 어느 날 거북이 해안가로 올라와 있는 것을 본 남자는 거북이의 머리를 때리고, 거북이를 뒤집어 놓는다. 하지만 거북이가 불쌍해져 뒤늦게 물을 가져다 머리에 뿌려주고, 살리려는 노력을 해보지만, 거북은  미동도 없다. 거북이의 죽음에 남자는 슬펐고, 그 곁에서 잠이 든 남자는 다음날 붉은 거북이 붉은 머리의 여인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인은 죽은 듯 누워있었지만 살아 있음을 알게 된 남자는 여인에게 물을 떠다 먹이고, 그늘도 만들어준다. 남자의 정성으로 살아난 여인은, 거북의 등딱지를 바다로 흘려보내고, 남자도 이곳을 떠나지 않겠다는 듯 정성스레 만들던 뗏목을 바다로 떠나보낸다. 두 사람은 부부가 되었고, 아기가 태어났다. 조개를 따먹고, 해초를 뜯어먹으며 생활을 하지만 행복하다. 아기도 무럭무럭 자라 뛰어다닌다. 하지만, 그 섬에도 위기가 찾아온다. 해일이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해일이 섬을 덮쳐버리자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가족. 어느덧 시간이 흘러 아장아장 걷던 아기는 수염이 자라는 청년이 되었다. 바닷속을 헤어 치고 거북들과 친구가 된다. 하지만 더 넓은 세상을 찾아 청년은 부모에게 이별을 고하고 거북이들과 함께 먼 길을 떠난다. 다시 둘만 남게 된 섬.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은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된다. 아침에 남자가 일어나지 않는다. 여인은 알게 된다. 남자가 숨을 거두었다는 것을. 평생을 함께 한 남자를 떠나보낸 여인은 슬프다. 이미 떠난 남자 옆에 누워 남자의 손을 잡고 잠이 든다. 다음 날 남자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은 붉은 머리 여인이 아닌 거북이의 손이었다. 붉은거북은 남자를 남겨두고, 다시 넓은 바다로 돌아가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아무도 없이 고립되었던 섬에서는 벗어나고 싶은 지옥이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그 섬은 천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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