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소개 / / 2022. 10. 23. 15:04

한나 (Hannah, 2017), 스스로를 감옥에 가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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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영화

1. 우리는 누구나 한나(Hannah).

오늘 소개하고 싶은 영화는 2017년에 개봉한 영화 한나(Hannah)이다. 우리나라에도 19회 전주 국제영화제에 초청이 되어 상영되었던 영화로 연출을 맡았던 안드레아 필라오로 감독이 직접 GV에 참여해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작품이다. 이 영화는 노년을 함께 해야 할 남편이 감옥에 수감된 이후, 홀로 남겨진 한나(Hannah)라는 여인의 고독한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낸 영화로, 한나 역을 맡아 열연했던 샬럿 램플링을 74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게 만들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처음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작업할 때부터 샬럿 램플링을 염두에 두었다는 안드레아 필라오로 감독은 한나를 통해서 우리는 누구나 한나일 수 있으며, 인간 본연의 외로움과 한나의 이야기를 내 자신의 일로 투영해 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영화 한나(Hannah)는 어떤 사건에 대한 팩트가 없는게 특징이다. 왜 그러한 사건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원인이나 결과 따위는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한나라는 인물에 집중하길 바라며 관객들로 하여금 상상을 유도한다. 한나는 샬럿 램플링의 퍼모먼스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비평가들의 평이 있을 정도로 그녀의 연기가 돋보이는 독보적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평점은 네이버 영화 관람객 7.92, 네티즌 7.68, 기자평론가 6.80점이고, 로튼토마토 신선도 82%, 관객점수 58%이다.

2. 표정과 행동만으로 모든 것을 표현한 한나(Hannah)

영화는 1인극을 하는 누군가의 고함 소리로 시작된다. 집으로 돌아온 한나는 남편과 식사를 한다. 오늘은 남편이 감옥에 수감되는 날이다. 남편이 수감된 후 홀로 남겨진 한나의 일상은 무미건조하다. 강아지를 돌보고, 지하철을 타고, 가사도우미 일을 하며 유일한 취미인 1인극을 하는 것이 일상의 전부다. 가끔씩 남편의 면회도 가지만, 얼굴에 표정은 없다.

감옥에 수감된 남편의 죄목을 알수는 없다. 하지만 유추해 볼수 있는 장면이 나오기는 한다. 어느날 윗집에 사는 시몽 엄마가 한나의 집 문을 두드린다. 한나는 누구인지 아는 표정이지만, 애써 외면하며 못 들은 척한다.. 화가 난 시몽 엄마는 한나에게 소리친다. 자기 아들은 매일 밤 침대를 적히는데 어쩌면 그럴 수 있느냐고 말이다. 남편은 소아성애자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 남편의 죄를 알기에 그녀는 스스로가 더 고립된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느날 한나는 손주의 생일을 맞아 아들에게 전화를 해보지만, 연락이 되지 않는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아들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정성스럽게 케이크를 만든다. 아들 집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는 한나. 한나는 지하철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간접적으로 만난다. 그날도 지하철은 시끄럽다. 한 여인이 남자에게 소리 지르며 싸우고 있다. 아들 집에 도착한 한나는 아들에게 다시는 오지 말라는 말과 함께 문적 박대를 당한다. 무심히 발길을 돌린 한나. 하지만 집에 돌아온 한나는 오랫동안 오열하며 흐느낀다. 아들이 아버지의 죄로 인해 한나까지 외면하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한나는 남편의 면회를 가서 거짓말을 한다. 손주가 자신을 너무 보고 싶어 했고, 꼬옥 끌어안아 줬으며 할아버지에게도 소식을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이다. 하지만 남편은 아들이 아버지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화를 낸다. 남편은 자신은 죄가 없다며 아들을 탓하고 있는 듯하다.. 어느 날 의문의 봉투를 발견하게 된 한나. 봉투안의 무언가를 확인하더니 밖으로 가지고 나가 쓰레기통에 버려 버린다. 조금 망설이는 듯 하지만, 금새 생각이 바뀌었는지 더 깊숙이 꼭꼭 숨겨서 버린다. 남편과 관련된 내용인 듯하다.. 다음번의 면회에서 남편에게 봉투를 찾았다고 말하자 , 자신은 억울하다고 말하던 남편은 놀라는 듯 한나를 쳐다본다. 한나는 부유한 집의 가사도우미를 하고 있다. 그 집에는 몸과 마음이 불편한 소년이 있는데 한나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유일한 사람이다. 한나에게 머리를 만져달라고 하고, 한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한나의 손길을 하나하나 느끼는 소년이다. 한나는 1인극을 통해 유일하게 사람들과 교류한다. 연극을 통해 위로받고 가끔 웃기도 한다. 오늘은 그동안 연습한 1인극을 발표하는 날이다. 하지만 한나는 대사를 잊어버렸는지 더 이상 진행을 하지 못하고, 바람을 쏘인다며 옷가지를 들고 나와버린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한나는 다시 지하철을 탄다.

영화는 이렇게 마무리된다.. 오랫동안 대사 없이 시작된 영화가 끝날 때도 아무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히 막을 내린다. 아들에게 외면당하며 오열했던 장면이 한나가 유일하게 감정을 표출했던 장면이다. 그래서 한나가 더 위험해 보이기도 한다. 모든 것은 한나의 절제된 표정과 행동, 길지 않은 대사를 통해서 영화를 이해해야 한다. 그녀의 일상을 관찰하다 보면 극한 고독과 절망감을 찾을 수 있다. 한나 스스로가 그렇게 살겠다고 다짐이라도 한 것처럼 몇 안 되는 일상으로 하루를 채우고 매일 반복된다. 하지만 한나는 스스로의 감옥에서 다시 나오길 희망하는 듯한 암시도 여러 번 있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무한의 감정을 그대로 담아내는 샬럿 램플링의 섬세한 연기가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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