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죽음을 맞이한 유대인 작가의 미완성 소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죽은 러시아 출신의 유대인 작가 이렌 네미로프스키의 실제의 경험을 담은 장편소설 《스윗 프랑세즈》를 원작으로 하는 로맨스 전쟁영화로, 1940년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했을 당시 프랑스 여성이 독일 장교와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전쟁으로 원치 않는 이별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저자가 전쟁을 피해 피신했던 프랑스의 한 시골마을에서 직접 경험했던 것을 토대로 만들어진 역작으로, 저자는 유언장이나 다름없는 이 작품을 미완성으로 남기게 된다. 소설 《스윗 프랑세즈》는 총 5부까지 예정하였으나 1부(6월의 폭풍), 2부(돌체)까지 완성한 후, 1942년 프랑스 헌병들에게 체포되어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서에서 39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당시 저자에게는 드니즈 엡스타인-도플이라는 딸이 있었는데, 수용소로 끌려가기 직전 13살이었던 어린 딸에게 이 작품의 원고가 든 가방을 전해주었고, 62년이 지난 2004년에 이 작품의 원작이 출간되었다. 우리가 보고 있는 영화 《스윗 프랑세즈는》는 2부(돌체)를 영화화한 것으로, 이 소설이 세상에 공개되었을 때 드니즈엡스타인-도플은 " 나는 어머니를 느낀다. 그들은 어머니의 정신까지는 죽일 수 없었다."라고 감동스러워했지만, 영화 《스윗 프랑세즈》가 나오기 몇 달 전인 2013년 04월에 세상을 떠나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스윗 프랑세즈》는 개인의 로맨스이기 이전에 저자가 직접 보고 경험했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재현해내는 작업이었기에, 제작 초기에서부터 프랑스뿐만 아니라 영국과 미국, 벨기에 등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 협업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사울 딥 감독은 《라인 오브 뷰티, 2006》《공작부인:세기의 스캔들, 2008》《저니스 엔드, 2017》등의 작품으로 알려진 시나리오 작가겸 감독이다. 사울 딥 감독은 저자인 이렌 네미로프스키만의 생생한 경험들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서 점령을 당하는 프랑스인, 특히 전쟁을 바라보는 여성의 시선에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이 영화는 두 사람의 로맨스뿐만 아니라 전쟁으로 고통받는 여성들, 죽음까지도 돈으로 사려하는 상류계층들, 굶주리는 소작농들의 고통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는 작품이다. 출연 인물들을 살펴보면, 주인공인 루실 안젤리어 역에는 미셸 윌리엄스로 남편이 전쟁터로 끌려간 후 전쟁이라는 냉혹한 현실 앞에서도 꿋꿋하게 소작료를 걷으러 다니는 지독한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인물이다. 마을에 독일군들이 들어오고, 독일 장교의 임시 숙소가 된 루실의 집에 독일 장교 부르노가 찾아온다. 루실은 음악을 공부하고 피아노를 치는 여성으로, 밤마다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에 마음에 위안을 받는다.
독일 장교 브루노 본포크 역에는 마티아스 쇼에나에츠가 맡았다. 작곡가였던 그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전쟁터로 오게 된다. 전쟁에 대한 회의감과 음악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있는 인물이다. 군인으로서 명령에 따라야 하지만 고통스러워한다. 임시로 머무는 숙소에서 피아노를 발견한 후, 집에 머무는 날엔 피아노를 치며 시간을 보낸다. 전쟁에 염증을 느끼던 브루노는 루실을 만나 희망을 갖게 된다.
시어머니 마담 안젤리어 역에는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맡았다. 전쟁에 끌려가 생사를 알 수 없는 남편을 걱정하지 않는 며느리가 탐탁지 않은 차가운 시어머니 역이다. 자신은 소작농 하고는 다른 부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의 소작농이던 브누아가 자신의 아내를 노리는 독일 장교를 죽이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아들의 옷을 입고 있는 소작농이 도망치는 것을 도와주게 된다. 영화 평점은 네이버 영화 관람객 8.87점, 네티즌 9.09점, 기자평론가 5.50점이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76%, 관객 점수 69%이며, IMDB 5.8점이다.
2. 그 음악은 항상 날 다시 그에게로 데려간다
이 영화의 마지막을 보면, 루실은 소작농의 탈출을 돕는 과정에서 두명의 독일 군인을 죽이게 된다. 이를 알게 된 브루노는 자신의 신분과 어긋난 행동을 하게 되고, 그녀는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서로가 마지막이라는 것을 직감은 브루노와 루실. 《스윗 프랑세즈》는 브로노가 루실을 생각하며 작곡한 곳으로 매우 자유로운 탬포로 연주되는 곡이다. 그가 주문처럼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저자는 후에 이렇게 회상한다.
"우린 서로의 감정은 단 한 번도 말하지 못했다. 사랑이라는 한 마디 조차도..., 전쟁이 끝난 후 그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어쩌면 그는 그냥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나처럼. 난 내가 잃은 이들을 잊으려 애썻다. 하지만 그 음악(스윗 프랑세즈)은 항상 날 다시 그에게로 데려간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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